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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 관하여 About Contemporary Art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Show Must Go On!

by Rain Spell 2024. 4. 5.

 

이글은 2021년 1월 31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스탕달 증후군(Stendhal syndrome)’이라 불리는 현상이 있다. <적과 > 저자 스탕달의 이름을 증후군은 아름다운 그림이나 특정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심장이 빨리 뛰거나 어지러움, 눈물이 나는 심하면 환각까지 경험하는 현상을 말한다. 나는 2003 로마 여행 팔라초 바베리니라는 작은 궁전에서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는 여인의 초상화를 보게 됐는데 당황스럽게도 그림은 나를 30 동안 자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왠지 모를 슬픔을 몰고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경험을 하게 했다.

 

수년이 지난 스탕달 증후군에 대해 알게 됐는데 현상을 만들어낸 그림이 바로 내가 로마에서 만난 그림이란 것을 알게 됐다. 미술품이 가진 설명할 없는 힘을 믿기는 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나와 유사한 경험을 했고 현상 자체가 이름을 가진 것이라는 놀랐다. 그리고 다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본 귀도 레니(Guido Reni) 베아트리체 첸치(Beatrice Cenci) 초상은 당시의 감정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때와 같은 감흥은 느낄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전시와 공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술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 작품은 실견했을 느낄 있는 감정 자체가 다르다.


2012 5 우연히 청주 연초제조창을 방문하게 되었다. 청주시가 매입한 산업 유물은 엄청난 규모와 세월의 더께를 고스란히 간직한 위엄과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 이후 미국 뉴욕 여행 맨해튼 센트럴 역에서 기차로 시간 정도 걸리는 작은 도시 비컨의디아비컨(DIA: Beacon)’ 미술관을 방문하게 됐다. 2003 문을 미술관은 박스 공장을 리노베이션하여 미니멀리즘을 중심으로 미국 미술 걸작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뉴욕에서 기차로 시간, 금요일에서 월요일까지 4일만 문을 여는 미술관에는 없이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며 청주 연초제조창 또한 한국의 명작을 상시적으로 전시하는 대규모 미술관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일까? 연초제조창 일부를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수장고 역할로 소장품을 전시하는 형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세워졌고 2018 12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문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청주는 예술가들이 살며 생활하기 최적의 도시다. 문화제조창C, 동부창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풍부한 대규모 인프라, 많은 사립 미술관, 동네에 따라 다르지만 30 내외의 원룸과 작업실 임대료, 국제공항, KTX 오송역, 고속도로 서울을 비롯한 다른 도시와의 접근성 등을 가진 청주는 예술가들이 살며 작업하기에 아주 적합한 도시다.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에 서울을 떠날 없는 공포가 존재하지만 한번 청주에 내려온 작가들은 청주를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나아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두터운 예술가 층은 청주를 문화예술 도시로 발돋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역 대학 미술학과가 대부분 폐과하여 지역 자체 예술가 유입이 끊기는 점이 아쉽지만, 청주가 가진 장점을 부각시켜 도시(외국 포함) 예술가를 청주로 유입시킨다면 코로나 이후, 명실공히 문화예술 도시 청주를 상상해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문은 1년간 운영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제대로 전시를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그렇기에 지역에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시험해 보지도 못했다. 동부창고도 대부분의 창고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가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문화제조창C 콘텐츠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2020 모두 처음 겪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전시나 공연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2021 많은 이들이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면 전시나 공연은 비대면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준 높은 온라인 전시와 공연은 중앙과 지역의 위계를 부수고 세계 관객과 청중이 청주를 주목하게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부합하는 문화예술 한류를 청주가 이끌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 이후, 노멀의 세상에서도 쇼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동양일보 2021.01.31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