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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 관하여 About Contemporary Art

팬데믹이 미술에 남긴 것

by Rain Spell 2024. 4. 1.

 


이글은 2022년 3월 23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팬데믹이 미술에 남긴 것

2021년 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정점을 치닫고 있었다.

필자 또한 PCR검사 확진 7일간의 격리를 겪었다.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고 주위에 걸리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연로한 어른들이 걱정이지만 마치 감기처럼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때가 드디어 같다.


14세기 중반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데카메론을 남겼고 당시 대부분이었던 종교 미술은 구원을 바라는 의미에서 수요를 폭발시켰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도 맞물리는 시기였고 미술에 대한 충분한 수요는 거장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라고 느껴지는 요즘 코로나는 미술에서는 무엇을 남겼을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2020 3 예정되어있던 일본 교토 갤러리와의 전시가 출국 이틀 전에 일본의 외국인 입국 금지로 취소되었다. 뒤로 해외 교류는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졌고 화상회의 앱인 필수품이 되었다. 더불어 유튜브는 단순 영상 청취가 아닌 작품 감상의 새로운 채널이 되었다. 관객을 맞이할 없는 아트페어는 OVR (Online Viewng Room)으로 대체되고 온라인에서만 유효한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많은 전시와 아트페어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지만 한국 미술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최대 호황기를 맞이했다. 여러 가지 이유를 있는데 K방역으로 일컬어지는 방역의 결과 외국과 비교해 경제적 타격을 받은 결과 상대적으로 경제적 호황을 누렸고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 정부가 유례없는 지원을 했기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를 넘어 미술을 투자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있다. 또한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해외여행이나 외식 대신 미술품을 통해 가정을 꾸미는 일에 집중해 미술품 수요가 증가했다고도 있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높아진 부동산 가격도 미술품 수요 증가에 한몫 했다고 있다.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 40 초반 세대에게는 높아진 부동산 가격 때문에 노예처럼 일만 하더라도 장만은 소원해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노동을 통한 부를 쌓는 대신 투자를 통해 부를 쌓는 방법 밖에는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식, 가상화폐, 이제는 예술 NFT 포함해 미술품 콜렉팅에 까지 눈을 돌려 커다란 구매 계층으로 떠올랐다. 이들의 콜렉팅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NFT 콜렉팅의 경우 가상화폐리딩방처럼 단체대화방에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 작품 가격을 서로 지지해 주는 방식을 동원하기도 한다.

 

더불어 실물 작품의 경우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일러스트 풍의 중저가 작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작품 가격을 지지하고 올리는 자동적인 세력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혹자는 2010 이후 붐을 일으켰던 한국단색화이후 새로운 사조가 나타난 것처럼 한국의 팝아트로 읽기도 하는데 가치와 의미, 맥락을 차치하고 젊은 세대들의 취향만을 반영한 결과 작품 소장이 작가에 대한 후원의 의미나 비평이나 작가에 대한 평판 등은 필요 없어지고 오직 시장논리만 남은 투자/투기로 읽혀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일견 젊은이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전통적인 회화 방식에 의미와 가치를 담으려 고민하는 많은 작가들에게 어쩌면 이러한 미술 시장의 호황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면서 지역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것이 답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없다. 여하튼 팬데믹은 특별히 한국 미술시장의 호황을 가져왔고 작품 내용적으로 더욱 단순해지고 화려해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삶이 고달프기에 복잡한 생각과 고민을 만드는 예술이 소원해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인간 본연의 삶을 더욱 들여다보는 예술품이 필요 하지 않을까?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기에 어떤 변화를 팬데믹이 남길 것인지, 우리는 어떤 것을 남기도록 해야 것인지 생각해 때다.

 

동양일보 2022.03.23 "팬데믹이 미술에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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