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2 엔데믹과 미술, 공간 이글은 2023년 7월 2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엔데믹과 미술, 공간코로나 팬데믹은 인류에게 유례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봉쇄와 격리, 죽음과 공포를 경험하게 했고 많은 부분 생활 방식을 바꾸었다. 마스크를 벗는 것이 더 어색해졌을 무렵 엔데믹은 시작되었고 마스크 없는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팬데믹은 미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미술 소비가 늘어 시장이 활황을 맞기도 했고 실제로 전시장을 방문하는 일이 힘들어짐에 따라 온라인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문을 닫은 전시공간도 많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는 공간, 공공공간에 대한 성찰이 지금 다시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2024년,.. 2024. 4. 30. 예술과 욕망 그리고 돈 이글은 2023년 11월 30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예술과 욕망 그리고 돈2023년 10월 나는 수원문화재단이 개최한 수문장 아트페어 프로그램으로 미술 시장의 역사에 대해 강의했다. 시장 보다는 시장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할 수 있다.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말을 빌어 현대미술의 자율성이 기성품이라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 그리고 현대미술은 자본주의를 전제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예술가의 일생이 신화가 되고 그 신화는 결국 시장의 평가로 치환된다. 한국 경제 상황은 아주 빠르게 변화해왔다. 이제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고 자본주의가 고도화 되어 K-Pop이나 K-Drama, 영화 등은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 현.. 2024. 4. 30. 또다른 ‘우리’를 만들기, ‘동아시아’ 이글은 2023년 7월 30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또다른 ‘우리’를 만들기, ‘동아시아’ 90년대 초반 중국이 개방하면서 냉전의 와해와 함께 유럽연합과 같은 경제 블록의 가능성 등을 이야기하는 ‘동아시아’ 담론이 활발히 논의 되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2014년 한중일 문화장관들은 매년 각국의 도시를 바꿔가며 교류를 약속했고 ‘동아시아문화도시’라는 타이틀로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나는 전주문화재단으로부터 ‘동아시아문화도시’ 한중일 교류전시 기획을 제안 받고 7월 14일 전시를 오픈했다. 전시의 미션은 한국 전주, 중국 청두와 메이저우시, 일본의 시즈오카현 작가들을 섭외하여 전시를 여는 것이었다. 나는 중국 작가들을 섭외하고 담당하는 .. 2024. 4. 16. 2023년 5월 한국 미술 상황 이글은 2023년 5월 7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2023년 5월 한국 미술 상황 나는 5월 4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아트페어 아트부산에 갤러리로 참여했다. 그리고 부산으로 오기 직전까지 얼마 전 오픈한 광주비엔날레의 폴란드 파빌리온 전시공간 조성, 연출을 맡아 광주에서 작업했다. 이번 광주 비엔날레는 코로나 이후 열리는 첫 전시로 그간의 침묵을 깨고 광주비엔날레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된듯하다. 이전까지와는 달리 본 전시 또한 비엔날레관 외 지역 곳곳에 흩어 놓아 관람하기는 쉽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광주 곳곳을 움직이며 볼 수 있도록 했고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인 국가관(파빌리온 Pavilio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 2024. 4. 15.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글은 2022년 10월 17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술의 기본 속성 중 하나인 ‘자기비판’은 끊임없이 스스로 성찰, 비판하며 변화하기에 예술을 정의할 수 없다는 ‘예술 정의 불가론’이라는 이론을 만들어 낸다. 예술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키는 정의가 나오더라도 기존의 것과 다른 형식과 내용의 예술이 새로이 등장하며 예술을 정의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실패하고 만다. 예술은 정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가는 스스로 예술을 정의내리고자 노력하며 자신의 예술을 정립해간다. 작가뿐만 아니라 예술을 다루는 이들,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비평가, 관람자, 콜렉터 또한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며 자신의 기준으로 예.. 2024. 4. 14. 한국 미술시장 활황 이글은 2021년 10월 27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 활황 2021년 한국 미술 시장이 활황이다. 2019년 한국 최대 아트페어 KIAF가 150억의 매출이었으나 부산 대표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350억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2020년 코로나로 개최 되지 않은 KIAF가 지난 10월 13일부터 17일 까지 열렸는데 올해 거래금액은 역대 최대 650억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VIP 티켓이 30만원 가량으로 어떻게 구하는 지조차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지난번 보다 4배 이상의 거래 금액으로 10월 13일 VVIP오픈 첫날 350억원의 매출을 보도하며 아트부산 전체 매출에 버금가는 매출로 지금 한국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 2024. 4. 14. 반추: 미얀마 예술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나를 들여다 2019년 즈음 쓴 글입니다. 한국의 현대 역사와 비슷한 면이 많은 미얀마를 통해 지금 여기를 생각해 보고자 썼습니다. 어딘가에 기고를 하기 위해 쓴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반추: 미얀마 예술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나를 들여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것 같았다.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따라갔던 시장 풍경이 내 앞에 펼쳐졌다. 시끌벅적한 노점상들과 냉장고가 없어 좌판에 고기를 늘어놓은 시장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맞닥뜨리게 했다. 10년 전 양곤에서 받은 첫 느낌이다. 쉐다곤 파고다의 황금빛 스펙터클이 주는 경외감과 인근 재래시장의 번잡함, 매연 가득한 양곤 시내 풍경은 나를 20여 년 전 한국으로 데려다놓은 느낌이었다. 2009년 2월 7일 양곤문화예술대학 초청으로 얼마 전 작고.. 2024. 4. 11. 한국 현대미술의 환급성! 이글은 2023년 8월 28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환급성! 바야흐로 가을이 오고 있다. 기후위기와 함께 온 폭우와 폭염은 가슴 아픈 사고를 많이 만들었고 이제 기후위기가 실재(계)임을 몸으로 느끼게 한 여름이었다. 필자가 준비하던 야외 미술 행사는 폭염으로 일정이 세 번이나 변경되기도 했고 여름내 일어난 사고 때문에 내용이 바뀌기도 했다. 여하튼 이제 환경이 인간을 ‘다시’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건 사고가 많은 2023년 여름이었지만 다시 가을이 오고 있다. 다음 주인 9월 6일 프리즈 아트페어가 한국국제아트페어 KIAF와 함께 코엑스에서 시작한다. 미술 잡지들은 프리즈에 참여하는 중소화랑 소개를 마치 광고.. 2024. 4. 11. 육근병의 세상을 보는 눈 "사운드 파티 - 육근병" https://artsandculture.google.com/story/VgVBF4kWZvgjKg?hl=ko 사운드 파티 - Google Arts & Culture 옆집에 사는 예술가 - 7.육근병 artsandculture.google.com 육근병의 세상을 보는 눈 육근병 작가는 30대였던 80년대 후반부터 당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던 미디어아트의 아이콘이었다. 89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95년 리옹비엔날레 그리고 92년 카셀도큐멘타에 참여하며 한국이라는 곳에도 현대미술이 있다는 것을 알렸던 작가다. 특히 5년마다 열리는 독일의 카셀도큐멘타에는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하며 ‘제2의 백남준’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20년 동안 한국 작가가 참여하지 못하다 2012년에서야 3명이 참여하게 된 것만 봐.. 2024. 4. 9. 미얀마의 예술 공간 이 글은 2019년 8월 미얀마 양곤 방문 이후 작성한 글입니다. 2024년 4월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코로나 이후 아직 양곤에 가지 못했습니다. 미얀마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미술계 커뮤니티가 아주 공고히 구축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전시와 예술 활동이 매우 활발히 벌어지는 곳이며 자신들만의 양식을 만들고 고수 하는 작가 들이 아주 많습니다. 쿠데타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곧 양곤을 방문하고 최근의 상황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얀마의 예술 공간 “미술의 갈라파고스 미얀마“ 미얀마에 살며 ‘Burmese painting 버마 회화’를 쓴 앤드류 래너드 Andrew Ranard는 미얀마(버마)를 미술의 갈라파고스라 칭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이르게 서양의 회화를.. 2024. 4. 9. 고지은 개인전 <아트랩 : 인큐베이팅> 리뷰 “인공배양 artificial culture” 고지은 개인전 리뷰 “인공배양 artificial culture” 고지은의 작업에는 다양한 배양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배양물을 담고 있는 인큐베이터 또한 여러 가지 형태로 등장하는데 전시장 가운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다섯 개의 대형 인큐베이터 안에는 연두색의 기괴한 형태의 물질이 빛, 소리와 함께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인다. 벽 쪽에 붙은 배관용 파이프에는 투명한 관이 연결돼 파이프 안에서 배양되는 물질을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더불어 여러 형태의 생물 같은 인공물들이 전시에 등장하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물질들은 변이 과정에서 껍질만 남거나, 자가 증식, 혹은 자기 파괴 등 복잡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형태들로 드러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건설현장이.. 2024. 4. 7.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환경과 예술 이글은 2021년 3월 3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환경과 예술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예술가들을 괴롭히는 질문이다.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변화에도 지속되어야 할 ‘형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가슴이 철렁내려 앉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은 없었기에 깊이 숙고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예술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 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나/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읽어도 무방할듯하다. 이상기후로 지구가 변하고 있다는 것.. 2024. 4. 5.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Show Must Go On! 이글은 2021년 1월 31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스탕달 증후군(Stendhal syndrome)’이라 불리는 현상이 있다. 의 저자 스탕달의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 아름다운 그림이나 특정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심장이 빨리 뛰거나 어지러움, 눈물이 나는 등 심하면 환각까지 경험하는 현상을 말한다. 나는 2003년 로마 여행 중 팔라초 바베리니라는 작은 궁전에서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는 여인의 초상화를 보게 됐는데 당황스럽게도 이 그림은 나를 30분 동안 자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왠지 모를 슬픔을 몰고 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는 경험을 하게 했다. 수년이 지난 후 스탕달 증후군에 대해 알게 됐는데 이 현상을 .. 2024. 4. 5. 미술 시장이라는 풍문 이글은, 지금이 2024년 이니까 8년 전에 시장과 한국 현대미술 상황에 대해 썼던 글입니다. 8년 간 아주 빠르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아주 강력한 이슈가 있었지만, 그간의 변화를 반추하여 앞으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 시장이라는 풍문 2016년, 미술계가 한동안 언론을 장식하며 화제였다. 조영남 대작 사건을 둘러싼 잡음, 노 화가들의 위작 시비, 혹은 ‘단색화’의 뒤늦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젊은 작가들과는 별개로 미술 판이 들썩이고 있다. 한켠에서는 예술이 노동인지 아닌지, 국가가 제도적으로 예술을 지원하고 복지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논의와 예술가의 활동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올해(.. 2024. 4. 4. 흐름과 파장, 이루리의 기하학적 추상 조각 이루리 개인전 Review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한 것들이 채워지고, 이 반복적 경험은 파장을 일으켜 흐름을 형성한다.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간의 형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걸어본다. - 작가노트 중 2018년 작가는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전시 카탈로그를 위와 같은 노트로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거친 제몫의 경험은 파장을 일으켜 흐름, 즉 작품이라는 결과를 형성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속이 빈 짧은 철 육면체를 유닛으로 사용해 그것을 용접해 이어 붙인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가 표현한 대로 이 작은 철 조각은 일렁이는 형태로 더 큰 파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작업 에 쓰인 철 유닛에는 .. 2024. 4. 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