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11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글은 2022년 10월 17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술의 기본 속성 중 하나인 ‘자기비판’은 끊임없이 스스로 성찰, 비판하며 변화하기에 예술을 정의할 수 없다는 ‘예술 정의 불가론’이라는 이론을 만들어 낸다. 예술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키는 정의가 나오더라도 기존의 것과 다른 형식과 내용의 예술이 새로이 등장하며 예술을 정의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실패하고 만다. 예술은 정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가는 스스로 예술을 정의내리고자 노력하며 자신의 예술을 정립해간다. 작가뿐만 아니라 예술을 다루는 이들,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비평가, 관람자, 콜렉터 또한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며 자신의 기준으로 예.. 2024. 4. 14. 한국 미술시장 활황 이글은 2021년 10월 27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 활황 2021년 한국 미술 시장이 활황이다. 2019년 한국 최대 아트페어 KIAF가 150억의 매출이었으나 부산 대표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350억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2020년 코로나로 개최 되지 않은 KIAF가 지난 10월 13일부터 17일 까지 열렸는데 올해 거래금액은 역대 최대 650억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VIP 티켓이 30만원 가량으로 어떻게 구하는 지조차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지난번 보다 4배 이상의 거래 금액으로 10월 13일 VVIP오픈 첫날 350억원의 매출을 보도하며 아트부산 전체 매출에 버금가는 매출로 지금 한국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 2024. 4. 14. 육근병의 세상을 보는 눈 "사운드 파티 - 육근병" https://artsandculture.google.com/story/VgVBF4kWZvgjKg?hl=ko 사운드 파티 - Google Arts & Culture 옆집에 사는 예술가 - 7.육근병 artsandculture.google.com 육근병의 세상을 보는 눈 육근병 작가는 30대였던 80년대 후반부터 당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던 미디어아트의 아이콘이었다. 89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95년 리옹비엔날레 그리고 92년 카셀도큐멘타에 참여하며 한국이라는 곳에도 현대미술이 있다는 것을 알렸던 작가다. 특히 5년마다 열리는 독일의 카셀도큐멘타에는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하며 ‘제2의 백남준’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20년 동안 한국 작가가 참여하지 못하다 2012년에서야 3명이 참여하게 된 것만 봐.. 2024. 4. 9. 고지은 개인전 <아트랩 : 인큐베이팅> 리뷰 “인공배양 artificial culture” 고지은 개인전 리뷰 “인공배양 artificial culture” 고지은의 작업에는 다양한 배양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배양물을 담고 있는 인큐베이터 또한 여러 가지 형태로 등장하는데 전시장 가운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다섯 개의 대형 인큐베이터 안에는 연두색의 기괴한 형태의 물질이 빛, 소리와 함께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인다. 벽 쪽에 붙은 배관용 파이프에는 투명한 관이 연결돼 파이프 안에서 배양되는 물질을 쉽게 관찰 할 수 있다. 더불어 여러 형태의 생물 같은 인공물들이 전시에 등장하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물질들은 변이 과정에서 껍질만 남거나, 자가 증식, 혹은 자기 파괴 등 복잡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형태들로 드러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건설현장이.. 2024. 4. 7.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환경과 예술 이글은 2021년 3월 3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환경과 예술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예술가들을 괴롭히는 질문이다.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변화에도 지속되어야 할 ‘형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가슴이 철렁내려 앉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은 없었기에 깊이 숙고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예술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 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나/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읽어도 무방할듯하다. 이상기후로 지구가 변하고 있다는 것.. 2024. 4. 5. 미술 시장이라는 풍문 이글은, 지금이 2024년 이니까 8년 전에 시장과 한국 현대미술 상황에 대해 썼던 글입니다. 8년 간 아주 빠르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아주 강력한 이슈가 있었지만, 그간의 변화를 반추하여 앞으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 시장이라는 풍문 2016년, 미술계가 한동안 언론을 장식하며 화제였다. 조영남 대작 사건을 둘러싼 잡음, 노 화가들의 위작 시비, 혹은 ‘단색화’의 뒤늦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젊은 작가들과는 별개로 미술 판이 들썩이고 있다. 한켠에서는 예술이 노동인지 아닌지, 국가가 제도적으로 예술을 지원하고 복지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논의와 예술가의 활동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올해(.. 2024. 4. 4. 흐름과 파장, 이루리의 기하학적 추상 조각 이루리 개인전 Review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한 것들이 채워지고, 이 반복적 경험은 파장을 일으켜 흐름을 형성한다.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간의 형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걸어본다. - 작가노트 중 2018년 작가는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전시 카탈로그를 위와 같은 노트로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거친 제몫의 경험은 파장을 일으켜 흐름, 즉 작품이라는 결과를 형성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속이 빈 짧은 철 육면체를 유닛으로 사용해 그것을 용접해 이어 붙인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가 표현한 대로 이 작은 철 조각은 일렁이는 형태로 더 큰 파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작업 에 쓰인 철 유닛에는 .. 2024. 4. 3. 2023 동아시아 미술 상황 동아시아 미술 상황 나는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13일까지 전주문화재단의 의뢰로 동아시아문화도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중일 현대미술 교류전을 진행했다. 그 전시를 준비하던 중 5월 초 충북문화재단의 의뢰로 대성로 122번길 예술로 행사도 기획을 하게 되었는데 전주 전시를 준비 하던 중 알게된 일본 교토를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오쿠나카 아키히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대성로를 예술의 거리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과 3일 양일 간 대성로122번길 일대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오쿠나카 아키히토 작가는 다이크로익(무지개빛) 필름과 비닐을 이용한 대형 잍플래터블 inflatable (공기주입식) 조형물을 만드는 작가로 일본의 시즈오카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후 어린이 미술 워크숍 등 어린이.. 2024. 4. 2. 경기 침체와 미술 시장 이글은 2022년 6월 20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경기 침체와 미술 시장 2021년, 2022년,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미술 시장은 활황을 맞았다. 각 신문과 뉴스 기사는 여러 아트페어들이 역대 매출을 뛰어 넘는 성과를 올렸다고 알려왔다. 2022년 한국 미술 시장은 여태껏 없었던 1조원 규모를 기대한다고도 한다. 필자는 2022년 5월 한국 두 번째 규모의 아트페어인 ‘아트부산’에 참여 했다. 특별전 기획으로 일주일간 부산에 머물며 전시를 준비하고 관객들을 맞았다. 페어가 끝난 후 주최사인 아트 부산은 역대 최고의 매출인 740여 억 원의 작품이 거래되었다고 보도자료를 내었는데 관객은 10만 명이 넘었고, 2021년 매출인 350억 원을 두 배.. 2024. 4. 2. 또 다시 틀 밖으로 And Again, Out of Frame 2014년 이준형은 이제껏 자신이 작업한 회화 작품의 캔버스와 나무 프레임을 분해한다. 그리고 그 나무 프레임으로 뗏목을 만들고 단신으로 한강을 건넌다. 이번 HRD Fine Arte에서 선보이는 그의 ‘Out of Frame’은 2014년 한강을 도강하며 얻은 이미지들을 최근 다시 먹으로 그린 작업으로 당시의 도전을 환기하고 작가 자신의 예술적 태도를 돌이켜 보는 작업이다. 이준형은 예전 Chapter11 연작을 통해 대상의 순간적인 긴장 상태를 포착해 화면에 옮기는 회화 작업을 진행했다. 다이빙 선수가 수면을 향해 몸을 던졌을 때의 얼굴 표정, 팔 다리 등 신체 부분 부분에 깃든 긴장감을 흘러내리는 묽은 물감으로 빠르게 표현했다. 작가의 다른 프로젝트인 Portrait는 빠르고 과감한 붓질로 인물의 .. 2024. 4. 1. 팬데믹이 미술에 남긴 것 이글은 2022년 3월 23일 동양일보 풍향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동양일보 게재 링크는 글 아래에 있습니다. 팬데믹이 미술에 남긴 것 2021년 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정점을 치닫고 있었다. 필자 또한 PCR검사 확진 후 7일간의 격리를 겪었다.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고 주위에 안 걸리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연로한 어른들이 걱정이지만 마치 감기처럼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때가 드디어 온 것 같다. 14세기 중반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데카메론을 남겼고 당시 대부분이었던 종교 미술은 구원을 바라는 의미에서 수요를 폭발시켰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도 맞물리는 시기였고 미술에 대한 충분한 수요는 거장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라고 느껴지는 요즘 코로나는 미술에서는 무엇을 남겼.. 2024. 4. 1. 이전 1 다음